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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영화

애프터 양 / 코고나다

by 0l목 2025. 2. 28.

 

 
애프터 양
함께 살던 안드로이드 인간 ‘양’이 어느 날 작동을 멈추자 제이크 가족은 그를 수리할 방법을 찾는다. 그러던 중, ‘양’에게서 특별한 메모리 뱅크를 발견하고 그의 기억을 탐험하기 시작하는데…무엇을 남기고 싶었어, 양?
평점
7.3 (2022.06.01 개봉)
감독
코고나다
출연
콜린 파렐, 조디 터너-스미스, 저스틴 민, 말레아 엠마 찬드로위자야, 헤일리 루 리차드슨, 새리타 커드허리, 클립튼 콜린스 주니어, 브렛 디에

 

 

 

★★★★

 

 

"솔직히 말해도 될까요? 끝에 아무것도 없다고 해도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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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스포

 

 

 

 

   뭐라고 해야할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마치 맑은 날 쏟아진 여우비에 홀딱 젖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햇살은 따뜻한데 피부 아래는 시리다고 해야 할까. 정체성을 빚어내는 고독하고 슬픈 싸움을 조용한 미소 아래에서 소리 없이 치러야만 하는 이방인의 이야기였는데, 그 분위기가 내내 치열하다기보다 잔잔했고(정확히는 둘 다였지 않나 싶음), 상술한 대사 한 줄로 대변되는, 양이 원했던 무無가 적어도 자기 인식 안에서는 이루어진 것 같았기 때문에 아주 씁쓸한 마무리라고만은 생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물론, 결국 양이 다시금 타인에 의해 라벨링 될 거라는 점에서 씁쓸한 마무리가 맞다고 본다). 위 대사에 대한 별개의 이야기를 하나 덧붙이자면, 양이 한 말에 가족 중 엄마인 카이라가 '솔직하지 않을 수도 있어?' 하고 놀란 듯 되묻는 맥락이 있다. 물론 여기엔 그가 인간을 위한 맞춤형 안드로이드이기 때문이라는 분명한 맥락이 존재하지만, 내게는 이 대화가 타인이 원하는 모습에 맞춰 자신을 숨기는 방식을 체득한 이방인들에게는 사뭇 다르게 가닿지 않았을까 하는 작은 확신을 갖고 있다.

   재밌었던 점은 영화 전반에 걸쳐져 묘사된, 서양인 입맛에 맞춘 동양 문화의 묘사가 '서양인이 또 서양인'한 게 아니라 한국계 미국인 감독의 의도된 연출이었다는 점이다. 당연히 이 사실은 영화를 다 본 후 감독의 인터뷰를 읽어보며 알게 된 것이라 보는 내내 꼭 입천장에 박힌 가시 같던 것이 쏙 뽑히다 못해 시원해지는 기분이었다. 미장센과 미술 연출에도 감탄하면서 봤다. 그야말로 화병 하나 함부로 놓인 것이 없어서 보는 내내 눈이 즐거웠다. 좋은 영화였다.

 

 

 

대표이미지 첨부용

 

 

                                         출처 : 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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