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은 이미 3년 전에 끝났다는데 개봉 시기가 늦춰지면서 뻔하거나 과장된 모습을 갖춘 캐릭터와 이야기들이 극사실주의적인 모습으로 변모해 버린 기묘한 상황. 그렇다고 그 뻔하거나 과장됐다는 건 단점이라기보다 그만큼 우화적인 느낌이 들기도 했다는 뜻이다. 말하자면 어떤 전형성에 대한 이야기인데... 고작 몇 년 만에 현실이 그것을 초월해 버려 사실상 영화가 다큐멘터리와 다름 없어졌다는 사실에 내내 웃펐다.
봉준호 영화 중 드물게 희망적으로 끝난 영화 아닌가 싶다. 영화 보러 가면서 얼마나 또 뒷맛이 드러울까 걱정했는데(긍정적) 다행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이 희망적인 엔딩이 오히려 현실과 대립되어 다른 의미로 뒷맛이 드러웠다(부정적). 배우들이 연기를 잘해 정말 내내 몰입하면서 봤다. 토니 콜렛 당신을 사랑해... 마지막 미키 반즈의 악몽에서 왜 그를 캐스팅했는지 알 것 같았다. 순식간에 악몽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배우다. 몰랐던 배우, 나오미 애키가 정말 매력적이라 관련 필모도 더 찾아볼 예정. 로버트 패틴슨이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줄 몰랐다(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게 트와일라잇이니 그럴만하다). 마크 러팔로는 놀라울 만큼 찌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