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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책

친밀한 이방인 / 정한아

by 0l목 2025. 11. 19.

 

 

 

 

출처 : 교보문고

 

 

 

 

★★★

 

 

 


"우리가 질서를 연기하는 한, 진짜 삶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다.

그렇다면 진짜 삶은 어디 있는가?

 

 

 

 

 

   예상치 못한 흡입력에 순식간에 술술 읽어버렸다. 직전 책을 읽을 때 중간에 엄청 오래 끌어서 다소 피로했기 때문에 가볍게 읽을 수 있을 법한 책으로 골라본 것은 사실이지만, 이 정도로 빨리 읽을 줄은 예상 못했다. 드라마도 궁금한데 언젠가 기회 되면 보는 것으로.

 

   이유미는 과연 하얀 돛을 달았을까? 아니면 부식된 몸뚱이를 어쩌지 못하고 여전히 바다 밑바닥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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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스포

 

 

 

 

- 언젠가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이유미는 아버지가 수입 양복 체인을 한다고 말했다. 그전까지 '수입 양복 체인'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그냥 그 말이 튀어나와 버렸다.

 

- 양복점에는 비밀번호 달린 자물쇠가 채워진 캐비닛이 있었는데, 어떤 번호를 넣어도 열릴 기미가 없었다. 밤새 그것을 붙잡고 끙끙대던 이유미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생일을 눌러봤다. 순간 덜컹 소리를 내며 문이 열렸다. 커다란 캐비닛 안에 들어 있는 것은 마리화나 한 자루가 전부였다. 그것이 아버지가 그녀에게 남겨준 유일한 유산이었다.

 

- 어머니의 생일인 12월 30일, 이유미는 하루만 휴가를 달라고 말을 꺼냈다가 된통 망신을 당했다. 강화백이 그런 식으로 일할 거면 아예 그만두라고 말했던 것이다. 이유미는 자기가 말을 잘못 꺼냈다면서 허둥지둥 손을 내저었다. 하지만 다음날 친구들과 함께 핀란드로 스파 여행을 떠나는 강미리를 보면서 마음속에서 뭔가가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

 

- 관절이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비틀린 채 쓰러져 있던 로라. 그 이미지는 평생 그녀를 쫓아다녔다.

 

- 나는 단지 한 정신 나간 여자를 쫓고 있는 또 다른 정신 나간 여자일 뿐이었다.

 

- 그것은 그녀의 아버지가 평생 품고 살아갔던 의혹이기도 했다. 자신이 어딘가 결함이 있는 인간이라는 생각.

 

- 막연하게 그녀는 자신의 마지막이 자살로 끝맺음될 것이라고 예상해 왔다. 다만 거기까지 이르는 길이 가깝거나 멀뿐이었다.

 

- 이유미는 모든 사람이 눈을 감고 있는 예배당에서 눈을 뜨고 생각했다. 과연 그녀에게는 어떤 기도의 제목이 있는가. 그들의 신은 그녀에게 대답해주지 않았다.

 

- 속는 자와 속이는 자는 함께 쾌락에 빠져들기 마련입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후자의 것보다 전자의 것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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