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디오게임 캐릭터들은 절대 죽지 않아."
"실질적으로는 맨날 죽어. 그 둘은 의미가 다르지."
★★★☆
슬프고 또 멋진 이야기였다. 후반부에는 눈이 계속 촉촉한 상태로 읽은 듯. 게임을 좋아한다면 더 재밌게 읽을만하다. 형광펜 설정해 둔 부분을 다시 읽어보니 이 소설 수미상관이 아주 미쳤다...(P)
이 책에 맥베스가 계속 언급되서, 드디어 한번 읽어보려고 다음 책으로 골랐다.
👇 읽던 중
이하 스포
+)
책에 묘사된 하버드에 있다는 '블라슈카 유리 식물모형 컬렉션'이 뭔지 궁금해서 찾아봤다가 충격 먹는 중. 이게 진짜 전부 유리라고? 😲😲😲 : https://www.hmnh.harvard.edu/glass-flowers
Glass Flowers: The Ware Collection of Blaschka Glass Models of Plants | Harvard Museum of Natural History
Come visit one of the Harvard's most famous treasures, the acclaimed Ware Collection of Blaschka Glass Models of Plants, the Glass Flowers This unique collection of over 4,000 models was created by glass artisans Leopold and Rudolf Blaschka.
www.hmnh.harvard.edu
+)
도브 존나 역겨움. 우웨에에에엑 🤢🤢🤢🤢🤢🤮🤮🤮🤮🤮 👈 차라리 아예 씹쌔끼면 좋겠는데, 어떤 부분으로는 또 꽤 괜찮은 인간이라 도무지 이 인간과 분절될 수 없는 세이디의 입장이 이해 갔다.
+)
7장(NPC) 읽고 오열할 뻔.
- 인간의 두뇌가 실로 훌륭하게 코딩됐다는 증거는 '아 어쩌라고'의 뜻으로 '죄송합니다'를 발화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샘은 생각했다.
- 게임을 디자인하는 일은 결국 그 게임을 플레이할 사람을 그려보는 일이다. 👈다 읽고나서 보니까 감동스러운 문장.
- "우리 세이디. 인생은 피할 수 없는 윤리적 타협으로 점철되어 있지. 우리는 쉽게 타협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해야 해."
- 게임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려면 남자들의 시점에 자신을 구겨 넣어야 할 때가 종종 있었다. 👈많은 여성(혹은 비남성) 게이머라면 공감할 수 밖에 없다.
- 스스로에게 정직해지자면, 세이디에게 계속 들른 건 그 미로의 존재 때문이었다. 세이디는 그걸 지금까지 쭉 간직했고, 서부에서 동부로 대륙을 횡단하면서도, 기숙사에서 아파트로 이사하면서도 가져왔다. 다음번에 집에 전화하면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말해야겠다. 네, 두 분 말이 맞았어요. 세이디는 그 선물을 아주 좋아했어요.
- "너 왜 자꾸 나타나는데?" 세이디가 물었다. "왜냐하면," 샘은 말문을 열며 생각했다. 이 단어를 클릭하면 그 뜻을 설명하는 링크가 전부 뜹니다. 왜냐하면 넌 나의 가장 오랜 친구니까. 왜냐하면 옛날에 내가 바닥을 쳤을 때 네가 나를 구했으니까. 왜냐하면 너 아니었으면 난 죽었든가 어린이 정신병원에 갔을 테니까. 왜냐하면 너한테 빚이 있으니까. 왜냐하면 내 맘대로 우리가 함께 엄청난 게임을 만드는 미래를 꿈꾸고 있으니까, 네가 자리를 털고 일어나기만 한다면. "왜냐하면," 샘은 버벅거렸다.
- 샘은 원래 그런 식이었다 ― 미래를 미리 걸어서 시시때때로 고통스러운 현재를 인내하는 법을 익혔다. 👈 최악을 상정해야만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사람도 있는 법이다. 그나저나 최근 읽은 책에서 최악을 상정하는 행위는 스스로를 변호하는 나약한 방식이라는 뉘앙스의 문장을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뭔지 기억이 안 난다. 심지어 엄청 최근에 읽은 책 같은데...🫥
- 모든 풋내기 예술가들에겐 취향이 제 능력치를 앞서는 시점이 있다. 이 시기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이것저것 만들어보는 것이다.
- 우린 모두 기껏 생의 반쪽만 살고 있는 거야, 세이디는 생각했다. 내가 사는 생이 있고, 그것은 나의 선택으로 이루어졌다. 한편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것들로 이루어진 다른 생이 존재한다. 그리고 가끔은 그 다른 생이 지금 내가 사는 생처럼 뚜렷하게 느껴진다. 👈 후반부 <개척자>에서 다른, 또 같은 삶을 살던 앨리스(세이디)가 떠오르는 부분이다. 그리고 다른 면에서, 우리의 인생 중 생각보다 많은 것이 우리가 선택할 수 없다는 사실을 떠올려봤다. 부모님을 선택할 수 없고 내게 닥칠 사고를 선택할 수 없고 내가 겪게 될 고난을 선택할 수 없다. 누구라도 그렇다. 인과적으로 따져 원인을 찾아볼 수야 있겠지만 원망이 섞이는 순간 이는 현실을 바뀔 수 없는 과거에 대한 미련스러운 복기에 다름없을 뿐이다. 그러니 우리의 생은 내가 선택한 것과 내가 선택하지 않은 모든 것들의 집합일 뿐인 하나의 생이지 않나 싶다.
- 🔖조이가 샘과 세이디, 두 사람을 캘리포니아로 가자고 설득하기 위해 고민하는 마크스에게 조언하던 장면 👈 조이는 진짜 매력적이다.
- 🔖세이디가 캘리포니아에 가는 걸 막기 위해 온갖 단점을 쏟아붓는 도브와 반대급부처럼 온갖 장점을 알려주는 조이 👈 도브는 진짜 구리고 조이는 진짜 매력적이다.
- 🔖샘의 수술 전 병실에서 장난처럼 또는 습관처럼 게임 구상에 대한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샘과 세이디의 대화 - 세이디는 자신의 봉사활동 기록지를 샘에게 선물하고, 609시간이라는 대기록(정확히는 500시간을 지난 시기)을 달성했을 때 받은 상패를 선물해 준다. : "본가에 있던 내 책상에서 이걸 발견했는데, 너한테 줄 적당한 기회를 보고 있었어."
- "나의 고통과 아픔이 다 부질없었다는 얘기야?" 샘이 말했다. "완전 헛수고였지. 미안, 샘. 우주는 그냥 널 고문할 수 있어서, 고문하고 싶어서 고문했던 거야. 하늘에서 거대한 다면체 주사위를 굴렸더니 '샘 매서를 고문하라'가 나온 거지.(...)"
- 칩이 엄청 구태의연한 양반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요, 알았죠? 나쁜 사람은 아닌데, 그 사람 말을 빌리자면 여성해방 따위엔 일절 관심이 없으니까 ― 여자는 좋아하지만 여자 얘기는 듣고 싶지 않다네요. 👈 나쁜 사람 맞음.
- 애나는 아빤 식상해! 웃음을 터트렸다. 그다음에 칩의 귀싸대기를 올려붙였다.
- 애나는 '쪽쪽'이라는 한국산 맥주의 광고 모델이 됐고,(...) 👈 동앤봉 피자하우스에 붙어있던 포스터가 괴로움과 함께 떠올랐다...
- 샘은 눈을 떴다. "저 여기 있어요." 이것이, 병원의 휴게오락실에서 세이디 그린과 만나는 그날이 되기 전까지 샘이 마지막으로 한 말이다. 👈 설명 못할 비극 앞에 이마 짚고 한숨 푹푹 쉼.
- 샘은 롤라를 포함해 평생 네 명의 섹스 파트너를 만났지만, 그들 중 누구와도 섹스를 즐긴 적은 없었다. 샘은 남자 한 명 그리고 여자 세 명과 잤다. 아무도 그를 학대하지 않았건만, 섹스는 자위에 비해 현저히 만족감이 떨어졌다. 샘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알몸이 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섹스의 불결함을 좋아하지 않았다 ― 그 체액과 소리와 냄새. 👈 너무 반가운 묘사였다!
- 샘은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웃기 시작했다.
- 느닷없이 조이가 세이디의 입술에 키스했다. "괜찮지?" 조이가 물었다. 조이는 세이디의 머리칼을 쓸었다. 👈 폴리아모리가 등장해서 '헉, 혹시 넷이' 하고 기대했던 것이 떠오른다. 얼마나 큰 파도가 이 사람들을 덮칠지 모르고... 이때까진 사실 그냥 가볍게 읽고 있었다.
- 솔직히 어떻게 그 수갑에 대해 모를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 샘은 세이디와 나란히 앉아 게임을 하면서, 그다음엔 게임을 만들면서, 세이디의 손가락이 키보드 위를 날아다니거나 컨트롤러 버튼을 잽싸게 때릴 때 그 손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몇 시간씩 보냈었다. 샘은 생각했다. 내가 널 모른다고. 기억만으로 너의 그 손바닥과 손등을 전부 그릴 수 있는 내가 널 모른다고. 👈 미친 건가(P).
- 🔖7장 >> NPC : 너는 날고 있다. 👈 픽셀 하나하나가 꼬집히듯 슬펐지만 동시에 '이어서 플레이'를 선택한 것 같은 시작이 느껴지기도 했다. 다만 어떤 담대한 포부 같은 게 아니라 영원한 안식과 안정에 기반한 시작이긴 했지만... 한 이쯤부터 계속 내 눈은 촉촉했다, 안구건조증이 영원히 뭔지 모를 사람처럼...🥺
- 나는 탕 장례식을 탕 느꼈다 탕 내 머릿속에서 탕 👈 아아아아아아악!!
- 샘의 돌아가신 어머니의 이름을 알게 됐을 때 너는 숙명이라고 생각했고, 그날 이후로 샘을 동생 삼기로 마음먹었다. 이름은 운명이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 마크스 와타나베 / 말을 길들이는 자
- 손주가 자신을 바보 취급하려는 게 아닌지 봉자는 실눈을 뜨고 샘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그래, 내 머릿속에서 애나는 대답을 했어. (...) 세상에 귀신은 없어, 하지만 여기엔" ― 봉자가 제 머릿속을 가리켰다 ― "여긴 귀신의 집이야." 👈 소름 돋게 좋은 대목. 나 역시 봉자 할머니마냥 종교도 없고 귀신조차 믿지 않기 때문에 이 대목이 유독 한스럽고 슬프고 그리운 기억에 대한 멋진 찬사라고 생각했다.
- "게임이 뭐겠어?" 마크스가 말했다. "내일 또 내일 또 내일이잖아. 무한한 부활과 무한한 구원의 가능성. 계속 플레이하다 보면 언젠가는 이길 수 있다는 개념. 그 어떤 죽음도 영원하지 않아, 왜냐하면 그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으니까."
- 에밀리 마르크스 다이달로스 / 1875~1909 / 이질에 걸려 사망 👈 😭😭😭😭😭😭😭😭😭
- 어느 날 세이디는 다이달로스가 크리스털 하트를 만드는 모습을 보고 샘이 아닐까 의심했지만, 그와 동시에 진실을 모르기로 마음먹었다.
- "비디오게임 캐릭터들은 절대 죽지 않아." "실질적으로는 맨날 죽어. 그 둘은 의미가 다르지."
- 🔖드디어 (유선 상)재회한 샘에게 세이디가 매직아이를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면 : "가서 애 재워야겠다. 잘 자요, 닥터 다이달로스." "잘 자요, 미스 마르크스."
- 동현의 오락기가 이제는 텅 빈 명예의 전당 화면을 로딩했을 때, 세이디는 여전히 어렴풋이 S.A.M.을 볼 수 있었다. 그 점수가 워낙 오래 자리를 지킨 탓에 모니터에 번인 자국이 남았던 것이다.
- "세이디, 우린 어느 시대에 태어났든 상관없이 게임을 만들었을 거야. 내가 그걸 어떻게 아는지 알아?" 세이디는 고개를 흔들었다. "닥터 다이달로스와 미스 마르크스도 게임 디자이너가 됐으니까."
- 나이가 들었다면 아직도 이렇게까지 많이 틀릴 리가 없었고, 늙기도 전에 스스로 늙었다고 하는 것 역시 미성숙의 한 반증이었다.
-
'후기 >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궤도 / 서맨사 하비 (0) | 2026.01.09 |
|---|---|
| 맥베스 / 윌리엄 셰익스피어 (0) | 2025.12.13 |
| 너무 시끄러운 고독 / 보후밀 흐라발 (0) | 2025.11.23 |
| 친밀한 이방인 / 정한아 (0) | 2025.11.19 |
| 숨 / 테드 창 (0) | 2025.1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