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책을 재독 해보긴 처음이다. 두 번, 세 번 읽고 싶은 책들이야 있었지만 그래본 적은 없는데 이 책은 그랬다. 말하자면, 그래야 할 것 같았다. 반쯤은 농담이고 반쯤은 진짜다. 마지막 장을 읽는 순간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불편한 책이지만 내게 일부분 필요한(정확히는 필요했었던) 책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문에 다시 한번 처음으로 돌아가 책을 읽었다. 단지 재독할 수 있을 만큼 분량이 짧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 책은 이상하게 내 마음속에 한구석을 차지하겠다는 존재감을 가진 상태인데 그 이유를 명확히 모르겠다. 나 또한 주인공만큼이나 사사롭길 원하고 정의하고 싶지 않고 판단을 유보하는 경향이 있는데, 때문에 동질감을 느꼈기 때문일까? 그러나 이건 동질감과는 다른 기분이라고 명확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읽는 내내 이 ㅅㄲ(격한 단어 ㅈㅅ 근데 이런 표현을 쓰게 됨) 왜 이래?를 몇 번 얘기했는지 모르겠기 때문이다. 따지자면 이야기를 통한 자아 표출, 대리 만족 뭐 이런 거라고 봐야 하나?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동질감이라고 봐야 맞지 않나? 근데, 그건 진짜 아닌 것 같은데... 모르겠다. 😵💫😵💫😵💫😵💫 우선 작가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천천히 도전해 볼 생각이다.
👇읽던 중
이하 스포
-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나도 이제 이 문장을 밈화하지 않고 당당하게 인용할 수 있는 사람 됐다.✌️
- 나는 사장에게 이틀 동안의 휴가를 청했는데 그는 사유가 그러한 만큼 거절할 수 없었다. 그러나 좋아하지 않는 눈치였다. 나는 그에게 이런 말까지 했다. "그건 제 탓이 아닙니다." 사장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제야 나는 그런 소리는 하지 말았어야 하는 걸 그랬다고 생각했다. 👈이제 보니 번아웃 와서 사고가 제대로 안 되는 사람 같아 보이기도 하고. 실재에 대한 정직함에만 몰두한 채 사회적 정의는 온통 거부하거나 유보했으나 그 책임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건 당연한 운명 아니었나 싶음.
- 지금 당장은 마치 엄마가 죽지 않은 것이나 거의 마찬가지다. 장례식을 치르고 나면 기정사실이 되어 만사가 다 공식적인 모양새를 갖추게 될 것이다. 👈직관적인 상실 그 자체가 아니라 절차적 완성을 필요로 하는 태도를 본인 또한 갖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 나는 관리인의 이야기가 맞고 또 재미있다고 느꼈다. 👈이때까지는 주인공이 무슨 사이코패스 같은 건가 했다.
- 나는 그가 재원자들 이야기를 하면서 '그들', '저 사람들', 또 어쩌다가는 '노인들'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놀랐다. 재원자들 중 몇몇은 그보다 나이가 많지 않은데도 말이다.
- 바로 그때 나는 그들 모두가 관리인을 가운데 두고 나와 마주 보고 앉아서 고개를 꾸벅거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나는 한순간, 그들이 나를 심판하기 위해서 거기에 와 앉아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인상을 받았다.
- 그는 커다란 체크무늬 손수건에 가래침을 뱉어 댔는데, 매번 뱉는다기보다는 마치 몸에서 잡아 뜯는 듯했다. 👈개취로 작가의 문체가 취향에 부합함.
- 그리고 생각나는 것은 성당, 보도 위에 서 있던 마을 사람들, 묘지의 무덤 위에 놓인 붉은 제라늄 꽃들, 페레스의 기절, (마치 무슨 꼭두각시가 해체되어 쓰러지는 것 같았다.) 엄마의 관 위로 굴러떨어지던 핏빛 흙, 그 속에 섞여 들던 나무뿌리의 허연 살, 그리고 또 사람들, 목소리들, 마을, 어느 카페 앞에서의 기다림, 끊임없이 부르릉거리는 모터 소리, 그리고 마침내 버스가 알제라는 빛의 둥지 속으로 돌아오고 그리하여 이제는 잠자리에 들어 열두 시간 동안 실컷 잘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을 때 내가 느꼈던 기쁨이었다.
- 창가에 가서 담배를 한 대 피우려 했으나, 공기가 선선해져서 좀 추웠다. 나는 창문을 닫았고, 방 안으로 돌아오다가 거울 속에 알코올램프와 빵조각이 함께 놓여 있는 테이블 한끝이 비친 것을 보았다. 나는, 언제나 다름없는 일요일이 또 하루 지나갔고, 이제 엄마의 장례가 끝났고, 나는 다시 일을 하러 나갈 것이고, 그러니 결국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을 했다.
- "난 네가 세상 물정에 밝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 그가 말했다. 나는 처음엔 그가 나에게 반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가 "이제 넌 진짜 친구야."라고 했을 때에야 비로소 그 말이 놀랍게 들렸다. 그는 거듭 그 말을 했고, 나는 "그래."하고 대답했다. 그의 친구가 되는 건 내겐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었는데, 그는 정말로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포주랑 친구 먹으면서 자기랑은 아무래도 상관 없는 일이라고 믿는 게 순진한 건지, 뭔지... 이게 실존주의라는 건가. 진짜 너무 어려운데.
- 조금 뒤에 마리는 나에게 자기를 사랑하느냐고 물었다. 그건 아무 의미도 없는 말이지만, 아닌 것 같다고 나는 대답했다. 마리는 슬픈 표정을 지었다. 👈아무 의미도 없는 말인데 포주한테는 우리는 칭긔칭긔 해주고 애인한테는 사랑한다는 말을 못해준다고?!
- 그녀는 나에게 가서 경찰을 불러오라고 했지만, 나는 경찰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씁 아무리 봐도 지 멋대로
- "말할 때는 입에서 담배를 빼." 경찰이 말했다. 레몽은 망설이다가 나를 쳐다보더니 담배를 빨아들였다. 그 순간 경찰이 두껍고 무거운 손바닥으로 레몽의 얼굴에 따귀를 한 대 호되게 올려붙였다. 담배가 몇 미터 저쪽으로 떨어졌다. 👈좋은 경찰 위대한 경찰. 별개로 작가가 이 에피소드를 하나의 실재하는 별개의 인간들이 아닌 경찰과 피의자라는 관계 속에서 형성된 연극의 한 가지로서 묘사한 걸까 궁금했다(물론 후반부의 재판을 위해 쌓아 올려진 서사 중 일부로서 더 기능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작가가 사고로 요절하여 그가 기획한 3부작이 채 완성되지 못했기 때문에 이 작품 또한 영원히 완성된 미완으로 남을 것이라는 게 아쉽다. 전부 보고 통으로 해석해보고도 싶은데, 이런 생각은 누구보다 알베르 카뮈를 좋아하고 연구해 온 사람들이 더 처절하게 느낄 듯(당연).
- 그가 자기 집 문을 닫았고, 방 안에서 왔다 갔다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의 침대가 삐걱거렸다. 그러다가 벽을 통해서 조그맣게 들려오는 기이한 소리에 나는 그가 울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왜 엄마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 👈그걸 보통 공감이라고 한단다.
- "자넨 젊으니까, 그런 생활이 마음에 들 것 같은데." 나는, 그렇기는 하지만 사실 이러나저러나 내게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 저녁에 마리가 찾아와서, 자기와 결혼할 마음이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마리가 원한다면 우리가 결혼할 수도 있을 거라고 말했다. 👈😒 근데 나도 뭐 결혼할 마음이 없긴 해. 상대가 정 원하면 할 것 같긴 해. 근데 그거 꼭 정 해야겠냐고 설득해 볼 것 같긴 해.
- "게다가 엄마는 오래전부터 내게 할 말이 아무것도 없었고 그냥 혼자서 적적해했어요." 👈뫼르소와 엄마의 관계가 묘사되지 않았으므로 누가 이 실질적, 정서적 교류 없음의 원인 제공자일지는 알 수 없기야 하지만 둘 다 비슷한 부류였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서로에게 확답을 미루느라 대화가 헛돌았을 느낌.
- "오늘 밤은 제발 개들이 짖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늘 그게 내 개인 것만 같아서요." 👈개짠한 반려인간의 대사(여기서는 그런 단어를 쓰지 않습니다.) 겁나 짠한 반려인간의 대사
- "제 아내와는 누구든지 뜻이 잘 맞아요." 하고 그가 덧붙였다. 그의 아내는 마침 마리와 웃고 있었다. 아마 그때 처음으로 나는 내가 결혼을 하게 되겠다고 진정으로 생각한 것 같다. 👈처음엔 이 부분을 읽으면서, 결국 자기도 좋으면서 왜 이러는 건가 생각했는데 가만 보니, 말하자면 이들과의 관계를 통해 결혼의 외형적 조건이 일견 성립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마리와 결혼하게 될 것이라고 '예감'한 쪽에 가깝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니까 결국 '소망'이 아닌 것이다.
- 그 전날 우리는 경찰서에 함께 갔고 나는 그 여자가 레몽을 '무시했다'고 증언했다. 레몽은 경고를 받고 나왔다. 경찰은 내 진술의 진위를 확인하려 들지 않았다. 👈수사기관 형편없는 것은 만국 공통인가. 그렇다면 결국 인간의 수사 능력이 형편없다고 봐야지 않나. 말도 안 되는 논법임은 안다. 그냥 투덜거려 봤다...
- 우리는 시선을 떨구지 않은 채 마주 보고 있었으며, 모든 것이 여기, 바다, 모래, 태양, 그리고 피리 소리와 물소리가 자아내는 이중의 침묵 사이에 정지해 있었다. 그 순간 나는, 권총을 쏠 수도 있고 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 모든 것이 기우뚱한 것은 바로 그때였다. (...) 그것은 마치, 내가 불행의 문을 두드리는 네 번의 짧은 노크 소리와도 같았다. 👈이 부분 통으로 좋아서 약간 눈 질끈 감음. / 뫼르소에겐 도대체 자기 주관이란 게 있긴 있는 건지 의문이다. 모든 것에 정직해야 한다면 적어도 모든 것에 주관이란 것을 갖고 있어야 하지 않나? 구체화된 생각 없이 정직함이라는 것도 무용하지 않나? 아무것도 상관없는 것이라면 무엇이라도 적당히 맞춰서 대답하는 태도 자체도 정직함과는 거리가 멀지 않나? 아무래도 상관없기 때문에 진실도 거짓도 아니라는 건가? 나는 왜 물음표 살인마가 됐나?
- 그것은 내가 엄마의 장례를 치르던 그날과 똑같은 태양이었고, 그날처럼 특히 머리가 아팠고, 이마의 모든 핏줄들이 한꺼번에 다 피부 밑에서 펄떡거렸다.
- 그는 내가 그날 마음이 아팠느냐고 물었다. 그 질문에 나는 몹시 놀랐다. 만약에 내가 그런 질문을 해야만 할 처지라면 나는 매우 거북했을 것 같았다. 그렇지만 나는, 내 감정이 어떤지 살펴보는 습관 같은 건 별로 없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해 알려 주기는 어렵다고 대답했다. 아마도 나는 엄마를 사랑했겠지만 그러나 그런 것은 아무 의미도 없었다. 정상적인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많게 건 적게 건 바랐던 적이 있는 법이다. 👈이렇게 보면 통상적인 관념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닌데.
- 그는, 그날 내가 자연스러운 감정을 억제했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아뇨. 그건 사실이 아니거든요." 나는 대답했다.
- 나는 내가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 없다고, 조금도 다를 바 없다고 그에게 분명히 말해 주고 싶었다. 그러나 그 모든 게 결국은 별 소용이 없는 짓이었다. 나는 귀찮아서 그러는 걸 포기하고 말았다.
- 나의 사건은, 판사의 표현처럼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따금 대화가 일반적인 내용에 이를 때면 판사가 나를 대화에 끼워 주기도 했다. 나는 그제야 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런 때에는 아무도 나에게 고약하게 굴지 않았다. 모든 것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순조롭고 소박하게 진행되어, 나는 '가족적인 분위기'라는 어처구니없는 인상을 받기까지 했다. 👈 내가 어처구니없음.
- 별로 귀 기울이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서 벗어나고 싶을 때면 늘 그러듯이, 나는 그의 말을 시인하는 체했다. 놀랍게도 그는 의기양양해서, "그것 봐, 그것 보라고. 너도 믿잖아 그리고 하느님께 너를 맡기려 하잖아?" 하고 말했다. 물론 나는 다시 한번 더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다시 안락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 "나오게 될 거야. 그럼 우리 결혼해!"나는 "그래."하고 대답했다. 그러나 그것은 무엇보다도 무슨 말이건 해야겠기에 한 말이었다.
- 키 작은 노파가 쇠창살로 다가섰고 그와 동시에 간수가 그녀의 아들에게 눈짓을 했다. 아들이 "잘 가, 엄마." 하고 말하자, 노파는 창살 사이로 손을 내밀고 아들에게 천천히 오래도록 작은 손짓을 했다. 👈지금 보니 이게 뫼르소와 엄마가 작별한 방식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서로를 바라보지만 대화는 하지 않은 채로, 마지막에 작별 인사만을 담백하게 나눈 채로. 보편적인 방식과 다르다고 해서 이들이 가지고 있는 관계와 감정이 거짓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 하지만 구금 생활 초기에 가장 힘든 점은, 내가 자유로운 사람처럼 생각한다는 것이었다. 👈『이방인』을 읽을 때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도 시기상 함께 봤는데(심지어 주인공 채프먼이 독방에 억울하게 갇힘), 진짜 그냥 내가 뭔갈 할 수 있어서 한다는 게(아주 사소하게 물을 마시는 행위조차) 내가 모르고 지내온 일상의 단편 중 하나구나 싶었다.
- 나는 가끔 내 방을 생각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 그 결과 몇 주일이 지나자 내 방 안에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꼽아 보는 것만으로도 여러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처럼 깊이 생각을 하면 할수록 나는 소홀히 했던 것, 잊어버렸던 것들을 더 많이 기억에서 끌어낼 수 있었다. 그때 나는 단 하루밖에 살지 않은 사람도 감옥에서의 100년쯤은 어렵지 않게 살 수 있으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 사람도 추억할 거리가 얼마든지 있어 심심하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그건 하나의 장점이었다.
- 어떤 남자가 체코의 어떤 마을을 떠나 돈벌이를 하러 갔다. (...) 나는 그 이야기를 아마 수천 번은 읽었을 것이다. 한편으로 그것은 있을 법하지 않은 이야기였다. 또 한편으로는 자연스러운 이야기였다. 어쨌든 내가 볼 때 그런 결과에 대해서는 여행자에게도 좀 책임이 있었으며, 그리고 장난을 치면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에 이상하게 생각의 인이 박힐 때가 있음.
- 모든 것이 나의 참여 없이 진행되었다. 나의 의견을 묻는 일 없이 나의 운명이 결정되고 있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본인의 의견을 과연 명확하게 말했을지는 의문이지만(물론 변호사가 사전에 잘라버린 의견들이 있긴 함).
- "(...)여러분, 이 사람은 똑똑합니다. 그의 진술을 여러분도 듣지 않으셨습니까? 그는 대답할 줄 압니다. 말뜻도 잘 압니다. 그러므로 자기가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르고 행동했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이런 내용 한덕수 내란 1심 판결문에서 본 것 같음.
- 지금까지 자기는 나의 자기방어 논리를 잘 이해할 수가 없었으므로 변호사의 변론을 듣기 전에 내가 그런 행동을 하게 된 동기를 분명하게 말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 나는 빠르게, 좀 뒤죽박죽이 된 말로, 그리고 우스꽝스러운 말인 줄 알면서도, 그것은 태양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법정 안에서 웃음이 터졌다.
- 🔖 2부 5장 : 사형 선고를 받은 뫼르소가 신부와 대면하는 장이자 최종장. 👈이 장 전체가 다 좋았음. 1부 6장만큼. 밑줄을 너무 많이 그어놔서 전부 옮겼다간 그냥 장 하나를 다 옮겨오는 수준이 될 것 같아서 적당히 거를 예정.
- 사형 집행보다 더 중대한 일이 없으며, 요컨대 그것이야말로 한 인간에게 참으로 흥미 있는 유일한 일이라는 것을 어째서 그때는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혹시라도 이 감옥에서 나가게 된다면 나는 모든 사형 집행을 빠짐없이 다 보러 가겠다. 👈이건 너무 죽어가는 인간의 관점으로서만 찾을 수 있는 유일한 흥미 아닌가 싶음.
- 따지고 보면 서른 살에 죽느냐 예순 살에 죽느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나도 모르는 바 아니었다. (...) 요컨대 이보다 더 명백한 것은 없다. 지금이건 이십년 후건 언제나 죽는 것은 바로 나다. (...) 어차피 죽는 바에야 어떻게 죽든, 언제 죽든 그런 건 당연히 문제가 아니다. 그러므로, (그리고 어려운 것은 추론에서 이 '그러므로'라는 말이 의미하는 바를 간과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나는 내 상고의 기각을 받아들여야 했다.
- 그는 어지간히도 자신만만한 태도군, 안 그래? 👈매 책 후기 글마다 가장 마음에 든 부분을 적어두는데, 이 문장과 첫 문장 고민했다가 결국 첫 문장을 고름. 갑자기 문체가 바뀌면서 전에 없이 확신에 가득 찬 뫼르소가 절규하듯 제 심정을 쏟아내는데 뫼르소가 방아쇠를 당길 때만큼이나 심장 고동 소리가 쿵쿵 울리는 듯했다.
- 그러나 내겐 나 자신에 대한, 모든 것에 대한 확신이 있어. 신부 이상의 확신이 있어. 나의 삶에 대한, 닥쳐올 그 죽음에 대한 확신이 있어. 그래, 내겐 이것밖에 없어. 그러나 적어도 나는 이 진리를 굳세게 붙들고 있어. 👈죽음이 전부는 아니지 않나?! 하지만 이런 말에는 일견 동의한다. 어떤 것도 확실하지 않을 때 모든 것이 끝난다는 사실만큼은 명료하다. 그건 분명 하나의 원동력이 된다.
- 그때 밤의 저 끝에서 뱃고동 소리가 크게 울렸다. 그것은 이제 나와는 영원히 관계가 없게 된 한 세계로의 출발을 알리고 있었다. 참으로 오래간만에 처음으로 나는 엄마를 생각했다. 엄마가 왜 한 생애가 다 끝나 갈 때 '약혼자'를 만들어 가졌는지, 왜 다시 시작해 보는 놀음을 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거기, 뭇 생명들이 꺼져 가는 그 양로원 근처 거기에서도, 저녁은 우수가 깃든 휴식 시간 같았다. 그토록 죽음이 가까운 시간에 그곳에서 엄마는 마침내 해방되어 모든 것을 다시 살아 볼 준비가 되었다고 느꼈던 것 같다. 아무도, 아무도 엄마의 죽음을 슬퍼할 권리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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