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김지혜
- 출판
- 창비
- 출판일
- 2019.07.17
★★★
"정의는 누구를 비난해야 하는지 아는 것이다."
이해하기 쉽게 쓰인 책이라 생각보다 금방 읽었다. 폭력과 차별은 어떤 지독한 악인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서도 자행될 수 있음을 짚어주며 그간 차마 깨닫지 못한 채 차별에 가담해 온 자신을 돌아보고 이를 고쳐나가자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단순히 개인 단위의 자각과 선의에 기대 평등을 진보시키자는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통해 사회적 합의보다도 우선되는 사회적 규칙의 필요성을 함께 짚어주며 책은 마무리된다.
특히 한국에서 나고 단일민족 사상을 배우며 자란 '토종'인 내겐 막을 수 없는 세계화 속 다인종, 다문화 국가로 변모해 가는 한국 사회를 살아가며 쏟아지는 의문과 불안함, 의심으로 혼란스러웠던 머릿속을 어느 정도 갈무리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 외엔 기대한 것보단 익숙한 이야기들이 많아 뒤통수를 딱 때리는 새로움은 느끼지 못해 아쉬웠지만, 익숙함을 핑계로 잊기 쉬울 만한 부분을 복기하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었다. 일각에서 충분히 논의되어 온 부분들을 아직 알지 못했던 사람들 역시 알기 쉽도록 잘 정리해 준 책이라고 생각된다.
별개로 형광펜을 하도 그으며 읽었더니 책 전체를 형광펜으로 그어버린 기분이 든다. 그만큼 공감 가거나 생각이 일치하는 부분이 많았다. 과거의 부끄럽던 나도 많이 떠올랐다. 어쨌든 중요한 건 미래의 나다. 오늘의 나는 또 얼마나 부끄러운 인간인가를 미래의 내가 어렵지 않게 충분히 읽어낼 수 있길 바란다.
👇읽던 중
이하 스포
+)
나는 과연 얼마나 sheep색끠일까? 이 책을 읽으며 탐구해 보기로 한다.
- 특권은 말하자면 '가진 자의 여유'로서, 가지고 있다는 사실조차 느끼지 못하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상태이다.
- 여성이 주류 집단이라니 이상하게 들릴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일이 일어난다. 성별로 인한 지위 외에도, 사람은 수많은 다중적 지위의 복합체이기 때문이다.
- 고정관념은 대상 그 자체가 아니라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그림"이다.
- 내가 차별하지 않을 가능성은, 사실 거의 없다.
- 차별로 인해 이익을 얻는 사람뿐만이 아니라 불이익을 얻는 사람 역시 질서 정연하게 행동함으로써 스스로 불평등한 구조의 일부가 되어간다.
- "제가 얼굴이 타서 엉망이 되었어요." 👈아, 이 부분 정말 슬펐다.😢😢😢
-평등은 "개인들의 자발적 합의"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았다. 입법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했던 편견과 불평등의 문제는 결국 1964년 민권법, 1965년 투표권법 Voting Rights Act, 1968년 공정주택법 Fair Housing Act의 제정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 이 와중에 '다문화아동'이라는 단어는 왜곡된 한국의 풍경을 보여준다. 다문화라는 말은 본래 다양한 문화의 상호존중과 공존을 강조하는 사상인 다문화주의 multiculturalism에서 온 것이다. 다문화주의는 각자의 정체성을 존중하는 평등한 관계를 전제로 한다. 특정 문화를 우위에 놓거나 일방적으로 선을 긋고 배척하는 행동과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그런데 한국사회에서는 '다문화'가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가 되어버렸다. '진짜' 한국인이 아닌 사람을 구분하는 용어로 쓰이는 것이다.
- 시민은 단순히 통치를 당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잡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니 다음 롤스의 말처럼 때때로 시민 불복종civil disobedience이 오히려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의를 이루는 방도가 된다.
- 롤스는 이렇게 말한다. "만일 정당한 시민 불복종이 시민의 화합을 위협하는 것으로 보일 경우, 그 책임은 항거하는 사람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반대가 정당화되게끔 권위와 권력을 남용한 사람들에게 있다."
- 사회가 하나의 기준을 정하고 개인을 그 기준에 맞추는 이 동화주의 경향은 자유에 대한 근본적 침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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