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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책

블랙케이크 / 샤메인 윌커슨

by 0l목 2025. 5. 27.

 

 
블랙케이크
데뷔작으로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오프라 윈프리가 제작한 동명의 드라마로도 만들어진 화제의 장편소설. 8년째 왕래가 없던 베니와 바이런, 두 남매는 엄마가 돌아가시면서 한자리에 모인다. 엄마는 둘에게 블랙케이크와 함께 긴긴 비밀이 담긴 음성 파일 하나를 남기고, 엄마의 이야기는 1960년대 카리브해의 한 섬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에서 시작된다. 결혼식 날 살해당한 신랑, 그 자리에서 도망친 어린 신부. 사라진 어린 신부와 그를 둘러싼 인물들
저자
샤메인 윌커슨
출판
열린책들
출판일
2023.11.20

 

 

 

★★★★

 

 

"이게 네가 물려받을 유산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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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스포

 

 

 

   기대치도 않았건만 눈물 찔끔하게 만든 책이다... 그러나 슬퍼서라기보다 벅차기 때문이었다. 어떤 삶은 지독하고 슬프지만 그것만으로 전부 설명되지 않는 인내와 성취 또한 흔들리지 않고 자리 잡고 있다. 그 꼿꼿함이 만들어낸 결과들에 벅차서 눈물을 찔끔해버렸던 것이다... 개인사가 가족사로, 가족사가 역사로 확장되는 단계가 벅차고 어떤 면에서는 불가능할 만큼 희망적으로 느껴져서 다 덮은 뒤 힘이 나는 책이었다. 클라우드 쿠쿠랜드 이후로 재독 하고 싶어진 두 번째 책. 🥲

 

 

 

 

- 커비는 두려움을 몰랐다. 그리고 기가 세지지 않게 억눌러 줄 어머니도 남편도 없이 두려움을 모르는 여자애란 위험한 존재였다.

 

- 그의 ba(아빠)가 자신을 중국 성으로 불러 달라고 고집하고 조니에게도 똑같이 하라고 권했던 게 잘못이었을까? 그가 사람들이 보는 곳에서 아들들에게 하카어로 말했던 게 잘못이었을까? 린이 매년 봄 Gahsan(청명절)에 죽은 형제들의 무덤을, 그리고 나중에는 부모님의 무덤을 찾아가 벌초를 했던 게 잘못이었을까? 그러지 않았더라면 무언가가 달라졌을까? 👈 단지 내가 속한 사회의 문화를 재현했다는 이유만으로 이방인 취급받고 차별받아야 하는 동양인(그리고 소수인종)의 설움이 콱 박혀 들어온 부분. 뭔가 남다른 서술인 것도 아니었는데, 왜인지 모르겠다. 코로나 때 중국인들이, 나아가 동양인들이 어떤 취급을 받았는지가 함께 떠올랐다.

 

- 베니는 텔레마케터들에게 거절의 말을 할 때 언제나 정중했다. 그들이 그저 생계를 꾸리고 그 주의 일을 끝내려고 애쓰고 있고, 그저 자신들이 받아들여질 기미가 보이기만을 바라고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 받아들여지기를 바라기. 그게 뭔지는 베니도 조금은 알고 있었다.

 

- 「그분이 뭐래요?」 「내가 행사에서 와줘서 기쁘다고 했어.」 바이런이 웃었다. 「아뇨, 엄마,제 말은, 에타 프링글이 수영에 대해 뭐라고 했냐고요? 올바른 정신 상태가 뭐래요?」 「바다에 대한 두려움보다 바다에 대한 사랑이 더 커야 한대. 헤엄치는 걸 너무 사랑한 나머지 계속 나아가기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야 한대.」 어머니는 차창 밖을 내다보았다. 「꼭 인생 같구나, 그치?」

 

- 펄은 갈색 종이 한 장을 길쭉하고 찢어 내서는 거기에 신뢰할 수 있는 어떤 사람의 이름과 주소를 적었다. 그 여자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 이유는, 사람들 대부분이 펄에게 그랬듯 그 사람의 가치 역시 알아차리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그 사람에게 의지하게 된 어떤 영향력 있는 여자들은 예외였지만 말이다.

 

- 아버지는 커비에게서 운명을 훔쳐 갔고, 이제 커비는 그것을 다시 훔쳐 올 생각이었다.

 

- 🔖소제목 : 런던 / 커비가 불행 속에서도 다행스럽게 알아본 행운들에 대한 이야기.

 

- 커비가 결국 여기 있게 된 건 아버지의 어리석은 태도와 리틀 맨의 끔찍함 때문만은 아니었다. 커비는 타인들의 친절한 마음 덕분에 여기 있게 된 것이기도 했다.

 

- 린은 영양실조에 걸린 것처럼 보이는 두 소년이 모래사장 위에서 그를 굽어보며 서 있던 것을, 갈색 박처럼 툭 튀어나와 있던 그 애들의 배와 핀처럼 가느다랗던 다리를 기억했다. 그 애들은 아마도 거기서 육지로 조금만 들어가면 나오는 판잣집에 살던 어느 가족의 아이들이었을 것이다. 린은 리틀 맨의 동생이 금지할 때까지 그런 몇몇 가족에게 물건을 외상으로 팔곤 했다. 👈 어쨌든 린도 이만큼 좋은 면을 갖고 있던, 때론 나쁘고 때론 착한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가 어떻게 악재에 빠져 자신의 가족을 잘라 파는 끔찍한 인간이 되었는지 그 과정을 곱씹어보면 씁쓸해진다. 면죄부는 될 수 없겠지만.

 

- 수녀들의 말은 엘리너의 아이가 엘리너보다 나은 무언가를 누릴 자격이 있다는 뜻이었다. 엘리너는 누릴 자격이 없는 무언가를 아이는 누릴 자격이 있었다. 👈너무 많은 어머니들이 자식의 '존재'만으로 하나의 개인으로서 가지고 있는 충분한 가치를 절하당한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되새긴 대목. 자식들이 그 가치를 훼손하는 말뚝이어서가 아니라, 어머니들에게 세상이 말뚝 박기 때문이리라.

 

- 기브스는 길 건너로 달려가 커비의 얼굴이 땅에 부딪히기 전에 붙잡았다. 커비가 의식을 되찾았을 때, 기브스는 커비를 품에 안고 있었고, 그는 40년 뒤 그가 죽는 날까지 다시는 커비를 놓아주지 않았다. 커비와 기브스는 서로를 다시 찾아낸 것이었다. 👈이 대목에서 소리 없는 비명과 함께 첫 번째 눈물 찔끔 함.

 

- 자신의 꼬마 여동생에게 너무도 애착이 강했던 바이런은 베니의 진짜 모습이었던 젊은 여자를 한 번도 진정으로 보려 한 적이 없었다.

 

- 엘리너를 가장 많이 규정하는 것은 엘리너가 꼭 끌어안았던 무언가나 누군가가 아니라 스스로 놓아 버렸던 무언가였다고. 👈😭😭😭😭😭😭😭😭😭😭😭😭😭😭😭😭😭😭😭😭😭😭😭😭😭😭😭😭😭😭😭😭😭😭😭😭😭😭😭😭😭😭😭😭😭😭😭미친 거냐고. 또 눈물 나려고 함.

 

- 그리고, 그래서 엘리너는 어디에 있게 되었나? 딸들도 없고, 평생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알아주었던 유일한 사람이었던 남편도 없어진 지금, 엘리너는 누구일까? 그는 마치 존재한 적이 없는 사람인 것만 같았다.

 

- 「어떤 사람들은 서핑이 바다와의 관계 맺기라고 생각해.」 어느 날 바이런이 물속에서 버둥거리고 있을 때 어머니가 말했다. 「하지만 서핑은 사실 너 자신과의 관계 맺기야. 바다는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할 뿐이고.」 어머니가 윙크를 했다.

 

- 「바이런, 네가 해야 하는 일은 언제든 네가 누구고 어디에 있는지 아는 거야. 그건 네가 너의 중심을 찾아내고 지켜 내야 한다는 뜻이야. 파도는 그렇게 대하는 거야. 그런 다음에는 연습을 더 해야겠다든지, 폭풍 같은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든지, 파도가 너한테는 그냥 너무 벅차다든지, 그런 것들을 알게 되지. 너 스스로가 아예 서핑에는 안 맞는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는데, 그래도 괜찮아. 하지만 네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바다에 나가지 않으면 이것들 중에 뭐가 사실인지 알 수가 없는 거야.」

 

- 이만하면 됐어, 이만하면, 이만하면. 👈커비와 베니의 같은 되새김과 절망감이 교차하고 다른 방향의 선택으로 엇갈리던 순간 😭😭😭😭😭😭😭😭😭😭😭😭😭😭😭😭😭😭😭😭😭😭😭😭😭😭😭😭😭😭😭😭😭😭😭😭😭😭

 

- 사람들은 오직 이것 아니면 저것인 것만 이해했고, 베니 같은 사람들, 중간에 있는 사람들, 이도 저도 아닌 사람들은 이해하지 않으려 했다. 이것은 정치에도, 종교에도 문화에도 해당되는 이야기였고, 사람이 사람에게 끌리는 법칙에 있어서는 더없이 확실하게 해당되는 이야기였다. 👈극공감.

 

-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살려고 노력하다가 베니는 스스로 영구히 의혹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 왜 이런 걸 전에는 하나도 얘기하지 않았니? 왜 도와 달라고 하지 않았던 거니? 왜 우리 여자들은 수치심 때문에 잘 사는 일을 방해받아야 되는 걸까? 내가 어렸을 때 이후로 시대가 변했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내가 보기엔 충분히 변하지는 않은 것 같구나.

 

- 이것들은 네가 아니야. 어머니는 말하곤 했다. 이것들은 그냥 물건이란다.

 

- 엄마는 아버지가 제일 좋아했던 나풀거리는 밝은 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베니의 얼굴에는 눈물이 흘러내렸지만 그 색깔은 베니를 미소 짓게 했다.

 

- 베니는 여행 가방을 열고 은회색 스웨터를 꺼낸다. 👈이 자체가 흑도 백도 아닌 이도 저도 아닌 사람들에 속한 베니를 보여주는 것 같았음.

 

- 너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건 괜찮지만 너 자신을 의심하진 말렴. 그 둘은 서로 다른 거니까.

 

- 「이제 이리 와요, 자기lovey, 화내지 말아요.」 아니, 자기lovey가 아니었다. 커비Covey였다. 👈😭😭😭😭😭😭😭😭😭😭😭😭😭😭😭😭😭😭😭😭😭😭😭😭😭😭😭😭😭😭😭😭😭😭😭😭😭😭😭😭😭😭😭😭

 

- 바이런과 베니는 눈물을 닦아 내며 지금도 여전히 웃고 있다. 베니가 손을 내밀자 바이런이 접시를 건네주고, 베니는 수건으로 접시의 물기를 닦아낸다. 베니는 바이런과 똑같은 그 눈으로 바이런을 올려다보고, 바이런은 베니에게 미소 짓고는 울기 시작한 동생의 몸을 한쪽 팔로 감싸 안는다. 👈 갬동적인 화해의 순간.

 

- 🔖소제목 : 조리법 / 케이크를 만드는 방법을 쪽지로 남겨둔 커비와 이를 읽는 베니. 치밀하게 계산된 순서와 정량이 아닌, 단지 들어가는 재료와 대략적인 서술어로만 적힌, 힌트와 다름없는 레시피를 통해 베니가 곧 삶을 대하는 자세를 배우는 부분.

 

- 바이런은 이렇게 감염병처럼 번지는 부당 대우가, 무기를 갖고 있지 않은 흑인 남성을 괴롭히는 일이 그저 돌발적으로 일어난 일이라고, 오래 계속되기는 해도 통제할 수 있는 일이라고 믿고 싶다. 법 집행관들을 계속 믿고 싶고, 그들이 매일 미지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는다는 걸 알기에 그들이 하는 위험한 일도 존중하고 싶다. 필요하면 여전히 전화기를 집어 들고 전화해 경찰을 부를 수 있다고 알고 있고 싶다. 저 바깥에는 분노가 너무도 많다. 너무도 많은 상처가 쌓여 있다. 상황이 전혀 나아지지 않으면 결국에는 다들 ―흑인이든 백인이든 누구든― 어떻게 될까? 👈 약자들의 외침에 대고 '너무 감정적이다'라고, '너무 예민하다'라고 말하기 전에 사회가 그들에게 '어떤 감정'을 갖고 '어떤 치밀함'으로 그들을 차별했는지를 우리는 분명히 들여다봐야 한다.

 

- 그 사람들이 나를 보라고 해라!

 

- 살아남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살아남는 것만으로 충분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 🔖소제목 : 그 순간 / 커비의 인생이 뒤바뀐 그날에 대한 묘사.

 

 

 

 

 

 

 

 

출처 : 리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