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클레어 키건
- 출판
- 다산책방
- 출판일
- 2023.04.21
★★★★
"자갈 진입로에서 자동차가 브레이크를 밟는 소리와 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어느새 나는 내가 제일 잘하는 일을 하고 있다. "
도대체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아름답고 강렬한 소설을 쓸 수 있단 말인가...😭😭😭😭 클레어 키건은 잘 깎인 조약돌을 던져 온 바다에 파문을 만드는 작가라고 생각한다... 할 수 있다면 영원히 그 파문에 일렁이고 싶다... 😭😭😭😭😭😭😭😭😭😭
👇읽던 중
이하 스포
- 아빠가 나를 여기 두고 가면 좋겠다는 마음도 들지만 내가 아는 세상으로 다시 데려가면 좋겠다는 마음도 든다. 이제 나는 평소의 나로 있을 수도 없고 또 다른 나로 변할 수도 없는 곤란한 처지다.
- 아주머니가 물 온도를 확인한 다음 나는 아주머니를 믿고 발을 넣지만, 물이 너무 뜨겁다. "들어가 봐." 아주머니가 말한다. "너무 뜨거워요." "금방 익숙해져." 👈어느 나라나 뜨끈한 물에 피보호자를 데뷔시키는 보호자들은 단호하구나 생각함. ☺️
- 아주머니의 손은 엄마 손 같은데 거기에 또 다른 것, 내가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어서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는 것도 있다. 나는 정말 적당한 말을 찾을 수가 없지만 여기는 새로운 곳이라서 새로운 말이 필요하다.
- 우리 둘 다 말이 없다. 가끔 사람들이 행복하면 말을 안 하는 것처럼. 하지만 이 생각을 떠올리자마자 그 반대도 마찬가지임을 깨닫는다.
- 나는 이런 기분을 또 언제 느꼈었는지 기억하려 애쓰지만 그랬던 때가 생각나지 않아서 슬프기도 하고, 기억할 수 없어 행복하기도 하다. (...) 나는 무섭다고 말하고 싶지만 너무 무서워서 그렇게 말할 수가 없다.
- 아주머니는 뭐든 자르는 것을, 문질러 씻고 깔끔하게 만드는 것을, 그리고 물건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 "베이컨" 아주머니가 지글거리는 팬에 베이컨을 얹으며 말한다. 👈이거 걍 친구 생각나는 부분이라 웃겼음.
- 그렇게 시간이 흘러간다.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나기를, 이 편안함이 끝나기를―축축한 침대에서 잠을 깨거나 무슨 실수를, 엄청난 잘못을 저지르거나 뭔가를 깨뜨리기를―계속 기다리지만 하루하루가 그 전날과 거의 비슷하게 흘러간다. 👈 내내 화자가 행복과 안정을 받아들이지 못해 불행과 불안을 갈구하는 심정이 연신 느껴지는데 슬프고 또 반가운 기분이 든다.
- "시내에 나가려면 너도 손이랑 얼굴을 씻어야겠다." 아저씨가 말한다. "아빠가 그 정도도 안 가르쳐줬니?" 나는 의자에 앉아서 얼어붙은 채 훨씬 더 심한 일이 벌어지기를 기다리지만 킨셀라 아저씨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아저씨는 자기가 한 말의 파도에 갇혀서 거기 그대로 서 있다.
- "넌 아무 말도 할 필요 없다." 아저씨가 말한다. "절대 할 필요 없는 일이라는 걸 꼭 기억해 두렴. 입 다물기 딱 좋은 기회를 놓쳐서 많은 것을 잃는 사람이 너무 많아."
- "그럼 돌아가야 하는 거예요?" "그래." 아주머니가 말한다. "그렇지만 너도 알고 있었잖니?"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편지를 본다. "우리처럼 나이 많은 가짜 부모랑 여기서 영영 살 수는 없잖아." 나는 그 자리에 선 채 불을 빤히 보면서 울지 않으려고 애쓴다. 울지 않으려고 애쓰는 건 정말 오랜만이고, 그래서 울음을 참는 게 세상에서 제일 힘든 일이라는 사실이 이제야 떠오른다. 킨셀라 아저씨가 밖으로 나가는 것 같다. 소리가 들린다기보다 느껴진다.
- 자갈 진입로에서 자동차가 브레이크를 밟는 소리와 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어느새 나는 내가 제일 잘하는 일을 하고 있다. 생각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나는 선 자세에서 곧장 출발하여 진입로를 달려 내려간다. 심장이 가슴속이 아니라 내 손에 쥐어져 있는 것 같다. 나는 내 마음을 전하는 전령이 된 것처럼 그것을 들고 신속하게 달리고 있다. 여러 가지 일들이 마음속을 스친다. 벽지에 그려진 남자아이, 구스베리, 양동이가 나를 아래로 잡아당기던 그 순간, 길 잃은 어린 암소, 젖은 매트리스, 세 번째 빛. 나는 내 여름을, 지금을, 그리고 대체로 지금 이 순간만을 생각한다. 👈 진짜 오열할 뻔했다... 너무 아름답고 슬프고 벅차고 연약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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